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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시대정신을 재현하다.

김영태

1980년대, 시대정신을 재현하다.


글: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광주비엔날레가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로 9월5일부터 11월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엔 전시감독이 영국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 큐레이터 제시카 모건 Jessica Morgan이다. 전시구성은 본전시를 비롯하여 8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중 사진가는 김복만(1936~), 고 김영수((1946~2011),양성철(1947~) 등이다. 이들이 1980년대에 발표한 작품이 전시 될 예정이다.


그중에서 김복만은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원로사진가다. 작가는 50 여 년 동안 사진가, 사진교육자로서 활동했다. 일찍이 대상중심적인 사진작업에서 탈피했는데, 1986년에 ‘사진가 8인의 시각展’(백상기념관, 서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전시는 당시로서는 진보적인 태도로 표현의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긴 사진가들이 참여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특정한 공간에 버려져 있는 조각상, 석고상 등을 감각적인 앵글 및 프레임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그 결과 대상과 어두운 배경이 어우러져서 죽음, 삶, 상처, 그리움, 기이함 등이 느껴지는 사진이미지가 생성됐다.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가 1980년대라는 것을 감안해서 미루어 짐작해본다면 당시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으로 판단 할 수 있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처럼 느껴진다.


김영수는 인테리어 전문가였는데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사진작업을 했다. 민중미술을 하는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시대비판적인 작품을 많이 발표한 작가다. 1990년대 초반부터 민족사진가협회 사무국장과 회장으로써 활동했다. 작가는 젊은 시절에는 주로 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사진언어를 보여주었다. 그 후 말년에는 감성적인 느낌이 드러나는 ‘떠도는 섬’시리즈와 민족의 한이 느껴지는 ‘광대’시리즈, 무용가 이애주와의 공동작업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군사정권시절에 작업한 ‘고문’ 시리즈를 전시한다. 행위예술가 무세중, 화가 안창홍 및 몇 명의 연극배우가 참여한 퍼포먼스와 같은 상황을 기록했다.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이 자행한 폭력에 대한 풍자적인 연출사진이다. 작가의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태도와 세계관이 드러나는 결과물이다.


양성철은 오랫동안 대구에서 사진가와 사진교육자로서 활동하며 사진문화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1980년대 초반부터는 지역의 동료 및 후배 사진가들과 함께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는 전시를 구성했다. 최근에는 대구사진비엔날레 조직위원 및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선 1988년에 발표한 작품인 'CUT-IN'시리즈를 전시한다. 작가 스스로가 도시, 시골, 자연풍경, 인공구조물 등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유희적인 행위를 한 것을 기록한 작품이다. 작가는 80년대에 발표한 작품이지만 날선 태도로 시대에 저항한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유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보는 이들은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저항으로 읽는다. 실험적이면서도 유희적인 태도로 사진작업을 하는 작가의 미학적인 입장을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세 사진가의 작품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공통점이 있다면 격동기였던 1980년대 한국사회에 대한 알레고리Allegory이다.

 

한국사진은 일반적으로 1990년대에 세계화, 국제화, 현대화 과정을 거쳤다고 알려져 있다. 그 주축이 1950년대에 출생한 해외유학파 1세대 사진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전인 1980년대에도 현재의 70대 전후의 사진가들이 중심이 되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작가의 표현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된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또 이들이 주축이 되어 제 3사진그룹 동인전(백상기념관, 서울, 1983), 사진가 8인의 시각展’(백상기념관, 서울, 1986)등과 같은 전시를 했다. 해외사진유학을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자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특히 ‘8인의 시각展’은 당시의 30대, 40대 사진가로서 사진문화를 주도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마추어리즘의 탈피와 표현의 자율성을 위해서 이전시를 마련했다. 참여사진가는 홍순태, 김복만, 이종만, 한정식, 김영수, 이창남, 양성철, 김민숙 등이다. 이중에서 김민숙은 여성사진가로서 미국사진유학을 다녀왔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미술잡지에 현대사진의 흐름을 소개하는 글을 기고해서 주목받았다. 이들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한국사진문화발전에 공헌했다. 또한 현재의 40대중반이상 60대 초반이하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이시기에 활동한 일부사진가들의 작품이 광주비엔날레에서 다시 조명 받는 것은 사진사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역사가 풍성해져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새로운 factor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에 1980년대 한국사진문화의 산물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작품이 전시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앞으로 한국사진사 130 여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연구물이 많이 생산되어 사진문화가 좀 더 성숙해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월간사진예술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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